삼성 작업보고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의 의미

2018.05.31 0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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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작업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산업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익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반도체 사업장의 보고서 공개 요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후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온양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올해 2월 1일 대전고등법원이 온양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유족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공개가 결정된 바 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누구에게나 작업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고심을 거듭하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각 사업장이 위치한 지방법원에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공정흐름도, 생산설비 구성, 장비의 역할은 물론 구체적인 재료 사용량과 사양 등이 요목조목 기록되어 있어 영업비밀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된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산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결정하면서 “작업보고서에 포함된 설비배치도, 설비명, 공정명, 공정별 화학물질 공급업체, 화학물질명 등의 정보를 조합해 최적의 공정배치 방법, 제조방법(레시피)을 유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업부의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가 고용부가 주장하는 정보공개법에 맞설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는 아니다. 문제는 핵심은 작업보고서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데 있어 책임과 한계를 규정할 수 있느냐다.

고용부는 작업보고서를 공개했을 때의 파장을 고려치 않았고 공개 결정을 내린 고용부 정보공개심의회 의원 26명 가운데 반도체나 업계 전문가를 포함하지 않는 등 허점을 노출했다. 산업부와 다른 판단이 나온 이유다.

따라서 산업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같은 정보라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게 됐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제3자에게 전달된 내용이 유출될 경우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 산재 신청에 필요한 내용(대기질, 화학물질, 근무 현황 등)보다는 이와 무관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삼성이 우려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고용부가 여당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개정안을 통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온라인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가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보공개법에 따라 (노동자 건강권 보호에) 공개할 부분은 해야겠지만, 범위를 보완하고 핵심기술은 보호해야 한다”라며 “제3자에게 모든 걸 공개할 수는 없으며 먹고 사는 문제가 있어서 핵심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선에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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